요즘 8~9시쯤 퇴근해서, 카페에서 1시간 정도 책을 보는데, 이거 꽤 행복한 것 같습니다.
사무실에서 마시는 커피는.. 일하기 위해 마시는 느낌인데, 카페에서 마시는 차 한잔은 여유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무튼, 이 글에서 요즘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내가 말하는 것, 내가 해석하고 평가할 때 드러나는 것은 “내 자신의 경험과 인식, 그리고 나의 세계”이다.
사람의 취향이나 글의 스타일만 분석해도 사람의 성향을 어느정도 알 수 있다.
2.
과학/기술 분야에는 “전문가, 전파자, 일반인”이 있다고 느껴진다.
전문가라고 하면,
특정 분야에서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그 분야 밖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심지어 그 분야의 사업성에 대해서도.
책을 내거나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 논문과 연구내용만 올린다.
분야에서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책임자가 된다.
좋은 Background(실적, 학위, 학교, 회사)를 갖고 있다.
전파자라고 하면,
전문가보다는 분야 지식이 얕지만, 좀 더 넓게 알고 그것에 대한 설명을 잘한다.
그들의 채널이 있다.(SNS, 강연, …) 대중들이 따른다.
전파자 중 일부는 과거에 전문가였다.
일부는 스스로가 전문가라고 착각한다.
좋은 Background(실적, 학위, 학교, 회사)를 갖고 있다.
일반인이라고 하면,
전문가나 전파자에 대해서 분야 지식이 부족하다.
대중이지만, 대중과 소통 할 수 없고, 전문가의 말은 이해하기 어려우며, 전파자의 말은 이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 전파자로 부터 받은 지식을 갖고, 본인이 가진 insight와 융합시켜 새로운 무언가? 투자? 등을 한다.
전파자들은 왜 본인의 채널을 운영할까? 자기 PR이다.
뉴스/신문/방송에 나오는 인터뷰
1시간 기술 컨설팅
30분 외부 강연
8시간 정부 정책 참여
책 서평 작성
인터넷 강의
내 경험만 하더라도, 이런 것들이 시간당 20만원 정도에서 시작하고, 많게는 80만원까지 제안을 주신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니, 규모의 경제로써 가능한 것이다.)
좀 더 전문성과 인지도를 갖고 있다면, 외국에서 요청을 받는다면 시간당 수백만원도 가능 할 것이다.
링크드인, 페이스북을 구경하다보면 XX교수 직함을 달고 있는 전파자들이 있다.
이런 분들의 약력을 보면 정말 화려하다.
어디 대학교 교수, 의장, 임원, 위원장… 을 다 겸하고 있다!
3.
누군가는 “특정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면 부와 명예를 갖는다.”라고 한다.
어느정도까지는 사실이다. 근데 내 생각에 대부분의 부와 명예는 전파자들이 가져간다.
전문가들이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기술을 만들고 논문을 쓰면,
1차 전파자들이 그것에 대한 정보를 재가공하면서, 출판/방송/컨설팅을 하면서 더 큰 돈을 벌고,
1차 전파자들보다, 2차 전파자인 출판사가 더 큰 돈을 벌고,
2차 전파자인 출판사보다 3차 전파자인 도서쇼핑플랫폼이 더 큰 돈을 번다.
그리고 대중들은 이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의 삶을 위해 사용한다. 투자를 하거나, 기술 발전을 하거나.
4.
과학/기술에서 한 분야의 완전 능통해진다고 하더라도,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상한선이 있는 것 같다.
(1) 경력 0~5년
(2) 5~10년
(3) 10~15년
…
대부분 log 함수 그래프처럼 소득이 눕는다.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는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부가 소득을 올리면서 지수함수 형태로, 자본주의에서 인정해주는 자신의 가치를 높여간다.
투자와 투기로 자산을 증식해나가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위 (1)~(3), …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아무리 분야에 전문성이 있어도 소득은 눕는다.
물론 본인이 일하는 분야가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넘쳐난다면 근로소득도 쭉쭉 오를 수 있다.
4.
세계 최고 대학, 세계 최고 회사의 현역 엔지니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세부분야를 넘어서면 일반인이나 마찬가지이다.
같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누구는 Embeded programming만’ 할 줄 알고, ‘누구는 Semiconductor Device modeling만’ 할 줄안다. 세부 분야가 바뀌면 현역도 커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엔지니어들이 채널에서 자신의 세부 분야를 넘어 다른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밑천을 드러내곤 한다.
본인도 예외가 아니다.
5.
나는 기술을 다룰 때, 연구자들 이 연구를 하게 된 배경, 이 연구에서 학자들의 머리를 뜯게 만든 문제, 그 문제의 특성, 그 문제가 왜 중요한지를 잘 설명하면서 글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그것이 “왜 이 기술이 필요하고, 이제서야 사용이 가능하고, 어떻게 써먹어야 할 지” 대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구독자를 늘리고 조회수를 늘리려면, “일반 대중”이 볼 수 있는 매일 새롭고 가벼운 주제, 자극적인 주제, 돈이 될만한 주제, 짧고 강렬한 글이 더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은 여론을 형성하는 유권자이며, 이 중 일부는 사회의 주요 의사 결정자들도 포함된다. 그들이 박사를 취득하고, 어떤 곳의 최고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세부분야 밖에서는 “일반 대중”이다.
그러므로, 전문가, 전파자는 주요 정책과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들의 직간접적인 개입으로 형성된 결정은 단순히 현재 사회에 국한되지 않고, 미래 세대의 삶에도 깊은 흔적을 남긴다.
앞으로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하던대로 계속 “반도체 설계/검증 분야”에만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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